라이프로그


스타트렉~넥스트 제너레이션 전7시즌 감상

스타트렉 오리지널의 전시즌을 다 보고나서의 감상은 '우주 아저씨들의 시트콤'이 결론이였다.
과연 그 정통 후계작인 넥스젠 7시즌 완전 감상의 결론은 무엇일까.

진짜 순혈 정통 SF후속작
넥스젠은 국내(MBC)에서 방영했던 것을 봤던 기억이 있는데 당시 입시생이였던지라 몇 편 볼 기회는 없었던 것 같다. 그냥 대머리 선장이 나오는 액션SF물? 정도로 생각했는데 스타트렉 오리지널 시즌을 보고나니 꽤 관심도가 높아졌다. 오리지널도 무슨 보약 먹는 느낌(안 받는데 억지로 먹는 느낌)으로 꾸역구역 찾아보다가 호감가는 몇 편에 관심도가 높아졌었는데 그 찐 정통 속편이니 안 볼 이유가 없었다. 시간적인 설정은 오리지널로 부터 수십년이 지난 시절, 엔터프라이즈의 이름을 이은 배가 취역하면서 새로운 선장이 취임하는 시점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전작보다 훨~씬 다양해진 인물구성
휴먼에 간간히 미니스커트 입고 나와주신 통신병 아줌마가 나오던 좁은 인종내러티브를 가졌던 전작에 비해 이번에는 함선의 승조원이 매우 다양해졌다. 적대적 세력에서 이제는 동맹이 된 클링온(머리 떡대)에 사람속 박박긁는 안드로이드(그것참 흥미롭군요), 거짓말 정신 감별기 베타조이드인과 과거의 썸남이였던 지구인 바람둥이, 기관성애자 스카티의 뒤를 이었지만 기똥찬 맹인 엔지니어(그거 반나절 걸립니다만 사실 6시간이면 되겠죠)의 구성이 전작보다 훨씬 사고나기가 딱 좋은 상황인거 같았다. 전작에서 커크 선장과 티키타카를 주고받던 스팍의 역할은 진지충 안드로이드 데이터와 클링온 워프로 나뉘어졌고 한가지 아쉬운 점은 커크와 화끈하게 더블사고를 치던 맥코이의 역할 대체였던 여의사 베벌리가 사고를 안친다는 점?



스케일이 넓어진 우주관/세력
정통 속편답게 매번 좁은 스튜디오 안에서 뿡짝거리던 갑갑함을 벗어나서 우주전쟁의 다양한 양상이 묘사된 점도 꽤 볼만했다. 적대세력으로 로뮬란(스팍의 벌컨 종족과 조상이 같은 동족)과 카다시안이 등장하고 적세력의 사상적인 스펙트럼도 단순한 적대가 아닌 자신들의 사상/상황에 따라 도와주거나 적대하는 등의 현실적인 구성을 지닌 점이 스토리의 현실성을 높여주고 있었고 중립세력? 이라고 볼 수도 있는 페렝기등의 구성도 나쁘진 않았다. 남자들이 좋아할 만한 근본 배틀 함선전투라고 부를만한 장면도 몇번 연출되기는 하는데 스페이스 프론티어를 자부하는 엔터프라이즈 답게 많이 나오진 않는다. 나오더라도 페이저 몇번 쏘고 토피도 정도 쏘는 정도로 끝, 연방세력의 최대 적대세력으로 보그라는 기계집단 세력이 나오는데 (다른 TV시리즈 스타게이트 도 이와 비슷한 존재가 나온다) 스타트렉의 보그는 좀 허무하게 무너지는 느낌이다. 아마 아이디어와 설정은 스타트렉이 원조인거 같다.


넥스젠의 주된 소재 '시간'
오리지널에도 타임워프가 자주 등장하긴 했는데 (극장판도 포함) 이번 넥스젠의 주요 소재중 가장 개연성있고 완성도가 높은 소재는 '시공간 오류에 의한 문제발생' 이다. 이 과정에서 설명되는 몇가지 개념이 양자역학이나 물리학과 맞닿아있고 당시로서는 신선했을지도 모를 평행우주라던가 다차원 우주에 대한 개념이 SF물에서 요구되는 '설명이 되는 이론'으로서 많은 에피소드에 묘사되고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물질-반물질'의 개념에 대응되는 '반시간'개념이다. 이론적으로는 말이 안되는 거지만 SF에서 처음 들어보는 새로운 개념으로 호오 이놈들봐라? 그럴싸한데? 로 느껴졌다.


확장되는 스타트렉 프랜차이즈
오리지널에서 이어지는 속편으로 넥스젠은 훨씬 볼륨감이 있고 진행이 매끄러워졌다. 인물갈등도 개연성있고 현대적인 시트콤으로 봤을때도 몸개그보다 스토리에 힘이 많이 실린 느낌이다. 오리지널의 부족했던 부분을 메꾸고도 남은 이야기는 더 큰 팬덤+시장으로 확장되고 이어서 후속 시리즈로 이어진다고 한다. 넥스젠 이후 딥스페이스9 / 보이저 로 시리즈를 이어볼 생각이다. 


마누라는 극장판 리부트물인 '스타트렉~더 비기닝'을 좋아하는데 오리지널을 보라고 하면 아마 못 볼꺼다. 그 꽃미남들이 중년 아재개그로 나오는걸 과연 지켜볼 수 있을까…


남의 인생에 내가 주인공일 필요가 있나 오늘하루는

내 인생에 내가 주인공인건 당연하지만 다른 이의 인생에까지 주인공이 되려고 하는 시절이 있었다.

자의식이 무르익어 터지기 직전인 젊은 시절에는 그런 확대가 소유욕, 정복욕을 만족시키지만

인생의 유한함과 인간 관계의 무상함이 점점 그런 의식을 길들이며 덧없이 느껴지게 만드는 것 같다.


이것을 오래전에 깨달은 선현들이 자신의 수양과 정신세계의 완성을 목표로 수신(修身)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냈는데 아직도 욕망에 들끓는 세상 속에 살고 있는 나는 아직도 혼미한 상태인것 같다.


내 인생에서 내가 주인이 되려면 먼저 남에게 좌우되지 않는 나만의 생각을 정립하고 살아야한다.

그리고 그 일신이 자유로우려면 더 가지려는 욕망을 줄이거나 버려야 하니 도교의 무위자연과

불가의 제행무상이 현재에도 통하는 진리라고 생각한다.


내것도 챙기기 바쁜데 남의 인생에 주인공일 필요가 없다. 그러니 남과 비교할 일도 없어지고

더 챙기고 싶은 욕망도 빛이 바래져간다.


이게 늙어간다는 걸까 철이 들어간다는 걸까.

보고 싶은데 볼 수 없는 사람들 오늘하루는

하루종일 인터넷의 세상에 둘러싸여 있다보니 조용하게 생각할 시간이 적어진다.

몸이 아프거나 약속이 있을때 생기는 잠시의 틈을 비집고 생각나는 보고싶은 사람들이 있다.

먼저 돌아가신 아버지, 말년의 툴툴함으로 기억되는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나이만큼 내 나이도 여물었는지라 당신의 말년의 외로움이 많이 공감된다. 

젊은 시절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호령하시고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셨던지 늘 그 그늘에

아쉬워하셨었지만 지금에선 내 자식들을 통해 당신께서 나에게 느꼈을 괘씸함이나 서러움을 

공감하고 있다. 나는 그렇게 무심하고 제 생각에 빠져사는 몽상가였음을 이제는 이해가 된다.

그리고 생각나는 나의 친구들, 젊은 시절 그 이름만큼이나 가열차게 살다가 간 대열이

처음 본 순간부터 정말 마음에 들었고 군시절 내내 보고싶었는데 어쩌다보니 오래 만나지도 못하고

사고로 인해 가고 말았다. 젊은 시절의 행복한 추억과 반가움으로 기다려줬을 얼마 없는 친구였는데

그렇게 가고나니 인생이 너무도 허무한것을 이 친구의 사고로 인해 더 깊이 깨닫게 되었다.

다음으로 얼마전 안타깝게 스러진 내 친구 세환이, 대학 처음 낯선 땅에서의 외로움을 가장 잘 달래줬고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었던 친구였고 붙임성이나 책임감이 남달라 늘 존경하던 친구였다.

장래가 촉망되는 시절의 젊은 과학도였지만 어쩌다 시기가 안좋았는지 빛을 못보는 상황이였는데

어떻게 갑자기 가게 됐는지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세환이의 몇번 힘든 시기에 학생시절 받은 보은으로 몇번

도와준적이 있는데 아 그때 도와주길 너무 잘했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보고싶어도 다신 볼 수 없는 사람들이 서서히 기억에서 잊혀져간다. 

기억에서 완전히 사라지면 보고싶다는 감정도 없어질까?

되짚어보면 그때 지나간 사람들의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생생한거 같은데 남은 추억이 기억밖에 없어서 약간 아쉽다.




친구의 아버님이 돌아가심 오늘하루는

내가 타향 생활에서 온전하게 정신을 붙잡고 있었던 한켠에는 친구들의 도움이 많이 있었다.

물질적으로나 정서적인면에서 많이 의지하던 친구가 한명 있었는데 하늘이 원망스럽게도

몇 년전에 데려가버리고 말았다. 한창 큰 딸이 장성해서 대학을 들어간다는 얘기를 들을 때만해도

부러웠었는데 말이다.


어제 저녁에 그 친구의 아버님께서 운명하셨다는 얘기를 듣고 주섬주섬 조문을 가려고 준비를 했다.

이제 친구들의 부모님들이 하나둘씩 가시는 때가 오니 새삼 먼저가신 우리 아버지가 그립다.

고향에 계신 어머님도 더 오래 건강하게 사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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